2003-03-17
독립소프트웨어개발업체(ISV)와 대기업을 불문하고 IT 분야의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인프라의 선택일 것이다. 여기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일 플랫폼(all-from-one), 표준 기반(one-for-all) 두 가지가 있다. 단일 플랫폼 방식은 상용 프레임웍을 채택해 이에 기반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반면 표준 기반 방식은 기술표준을 채택해 시스템이 이를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후자를 선택할 경우에는 시스템이 특정 소프트웨어 기업에 예속되는 일은 없다. 필자는 지금까지 일하면서 두 가지 접근법을 모두 경험해봤는데 결과는 서로 전혀 달랐다. 단일 플랫폼 방식의 대표적인 예는 MS이다. 개발자는 MS가 제공한 윈도우 운영체제와 API를 사용해 MS 상용 프레임웍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이러한 단일 플랫폼 방식은 퍼스널 컴퓨팅 분야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솔루션 개발 속도가 빨라졌으며 일괄적인 도움말 기능으로 사용하기도 쉬워졌다. 또 보다 적은 인력으로 더 빠른 설치가 가능해졌다. MS는 이 단일 플랫폼 방식을 자사 닷넷과 웹서비스 전략에도 채택해 일반 사용자부터 기업 시장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이 환경에서는 고객관계관리(CRM), 영업자동화(SFA), 기업자원관리(ERM) 등 기업 업무에 필수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조직 전체가 완전히 공유하게 된다. 또 애플리케이션 간에는 물론 협력사, 공급업체 등 외부 시스템과도 끊임없이 교신이 이뤄진다. 사실 이 접근방법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바로 이러한 기업 통합 부분이다. 단일 플랫폼 방식을 채택한 ISV와 기업은 하나의 플랫폼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웹서비스의 의미는 ‘웹에서 애플리케이션에 XML 호환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API’ 정도로 축소된다. 이 환경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 이중에는 효율적이고 비용을 절감해주는 솔루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가장 중요한 손실은 기업이 자사의 기술에 대해 미래의 방향을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이다. 확장성, 보안, 관리 용이성, 호환성 등 중요한 부분을 플랫폼 제공업체가 완전히 좌지우지하게 된다. 단일 플랫폼 방식을 채택하는 기업은 플랫폼과 플랫폼 업체에 기술적으로 종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단일 플랫폼 방식을 채택한 기업은 해당 플랫폼 업체의 시장 활동, 비전 등을 신중히 관찰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요소가 결과적으로 해당 업체 애플리케이션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업체는 고객이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가격, 기술, 비전 등을 다듬고 이를 설명할 의무가 있다. 반면 IBM의 웹스피어와 같은 표준 기반 방식은 특정 플랫폼이 아닌 공개 표준에 기반을 둔다. 단일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으며 멀티 플랫폼 환경을 지원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이를 권장한다. 이로써 보다 광범위한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기술, 웹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공개표준에 기반하게 되면 기업은 자사 기술의 향방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확장성, 안정성 등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의 핵심적인 부분을 위해 시스템과 제공업체, 개발전략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또 표준 기반 방식에서는 기존 소프트웨어를 재사용하고 웹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교체에 대한 부담도 일부 덜 수 있다. 이 방식에서 인터넷은 ‘네트워크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의 구축과 관리를 위한 공개 인프라’라는, 보다 넓은 의미로 사용되며 웹서비스는 단일 플랫폼 방식의 '혁명' 보다는 '진화'에 가깝다. 표준 기반 방식에서 웹서비스는 IT 통합의 다음 단계이다. 이러한 진화를 이끄는 것은 다양한 플랫폼,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공개표준이다. 기업은 애플리케이션 확장을 통해 새로운 기회에 도전할 수 있다. 표준 기반 방식의 업체들은 애플리케이션 로직에 신경 쓸 필요 없이 대규모 연산 안정성이나 보안, 호환성 등에 집중할 수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툴은 개방적이며 IBM을 비롯한 많은 업체들은 오픈소스 기술에 기반해 툴을 개발하기 때문에 단일화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이로써 고객들의 선택폭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다. 최근 경향에 비춰볼 때 단일 플랫폼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곳은 소규모 기업이다. 중대형 기업은 보통 이기종 환경에 레거시 시스템이 구축돼있는데다가 멀티 플랫폼 보안과 확장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이 방식이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중대형 기업을 비롯한 ISV는 당연히 표준 기반 방식을 택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시장을 볼 때 단일 플랫폼 방식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플랫폼을 공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포> @ 포포드햄 박사는 오라클, 미국립표준기술원(NIST), AT&T, GE 등에서 첨단 기술과 제품 개발 분야를 이끈 바 있으며 미 정부와 포천 100대 기술기업에 자문도 하고있다. 현재는 온라인 인사이트(Online Insight)의 CTO로 재직중이다. Bradley S. Fordham, CTO Online Insight 자료제공 : ZDNet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