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20
비록 닷컴 열풍은 사그라들었지만 온라인 쇼핑이나 인터넷 뱅킹, 인터넷을 통한 오락 등은 여전히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인 입소스-라이드(Ipsos-Reid)는 지난 13일 발표한 '지난해와 2000년의 네티즌 동향 비교' 연구조사 결과에서 사진과 동영상 교환, 음악 다운로드, 게임 및 은행 업무를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증가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이 조사 결과에 의하면 특히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어났다. 설문에 참여한 2900명의 네티즌 가운데 65% 이상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2000년에 비해 36% 증가한 것이다. 온라인 쇼핑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으로, 조사 대상 네티즌 중 각각 77%와 68%가 온라인 쇼핑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사람들의 온라인 소비 욕구를 이용해 돈을 벌어보려다가 지금은 사라져버린 인터넷 신생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처럼 뒤늦은 온라인 쇼핑의 증가 추세가 야속할 것이다. 입소스-라이드 부사장인 거스 셰튼버그는 "닷컴 거품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여전히 활발하며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면서 "인터넷이 정체 상태에 도달했다는 조짐은 없으며, 오히려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서 점점 더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 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한다고 대답한 응답자 비율은 2000년 20%에서 지난해 37%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터넷 뱅킹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캐나다와 영국, 독일, 미국으로 나타났다. 음반 업계에게는 나쁜 소식이지만,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네티즌들도 2000년 38%에서 지난해 44%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 등에서 음악 파일 다운로드가 급증했다. 또한 전체 조사대상 네티즌의 70% 가량이 사진이나 동영상을 온라인으로 주고 받는다고 답했다. 입소스-라이드는 사진 및 동영상을 온라인으로 교환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거 통계자료가 없어 지난해와 비교한 증감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과 비디오 교환 기능을 가진 무선 전화기의 개발, 디지털 카메라의 수요 증가, PC 가격 및 인터넷 이용료의 하락, 새로운 인터넷 서핑 기기의 출현 등에 힘입어 앞으로도 인터넷 사용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이번 조사는 전망했다. 한편 인터넷 사용 증가에 따른 잠재적인 문제점도 지적됐다. 셰튼버그는 "과도한 정보와 같이 어느 정도 사회적인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인터넷 이용은 사회적인 활동이라기보다 개인적인 활동으로, 사람들이 시간을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일거리가 한 가지 더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파리에 위치한 입소스의 북미지역 담당인 입소스-라이드는 1999년부터 인터넷 사용 실태를 연구해왔다. 이번 조사는 2002년 5월부터 6월까지 한달간 12개 국가에서 2900명의 활동적인 네티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기반한 것이다. 입소스-라이드 관계자에 따르면 5개 기업이 비공개로 이번 조사를 후원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통신관련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