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20
녹색소비자연대(녹소연)가 '1.25 인터넷 대란'의 전면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녹소연은 19일 성명서를 내고 '인터넷대란 진상규명을 위한 전면 재조사와 합동조사단의 조사자료를 전부 공개할 것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녹소연은 성명서에서 이번 조사는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 대한 관리책임을 지고 있는 정보통신부와 정통부 산하기관, 그리고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관계자인 ISP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 그 외 정보통신부와 ISP 등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업체들로 합동조사반이 구성돼 공정한 조사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녹소연은 일말의 기대를 걸고 공정한 조사과정을 기대했으나 조사결과에 허탈감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합동조사반의 결과 발표에 대해 "인터넷 대란의 원인이 된 웜이 사용하는 포트를 25일 정통부의 포트차단 권고에도 불구하고 KT와 하나로통신은 하루가 지난 26일 오후 2시 30분이 되어서야 가입자 라우터의 포트를 차단했다고 돼 있는데 각 ISP에서 25일 오후 3시 40분에서 오후 5시 사이에 백본 라우터의 포트차단이 이뤄졌다면 왜 가입자 포트는 이 때 이뤄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슬래머 웜에 의해 국제회선 병목현상이 발생해 ISP들의 DNS서버에 과부하가 걸려서 발생했다'라는 정통부의 발표에 대해서는 "20여일이 지나는 동안 전혀 언급되지 않던 조사결과여서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데 조사시작 당시 DNS서버의 로그를 확인했다면 왜 이 문제가 이제서야 밝혀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녹소연은 이밖에도 국내 DNS에 과부하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몇 시간이고 복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 아니라 DNS서버의 증설과 분산을 통해 부하를 분산시키고 신속히 서비스를 복구해야 함에도 KT의 경우 1월 26일~27일에야 DNS서버를 증설 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녹소연은 또 웜에 감염된 서버는 전체 서버의 2.64%에 불과한 1천603대에 불과해 감염서버를 패치하기 전에 네트워크에서 분리하는 작업만으로도 네트워크의 복구가 가능하므로 1천603대의 네트워크 분리작업은 결코 많은 작업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그렇다면 24시간 이상 지속된 IDC의 장애 원인은 도대체 무엇이냐고 물었다. 또 합동조사반이 인터넷 피해시간인 1월 25일 오후 2시 30분부터 실제 ISP들의 복구시간인 1월 26일 오전 또는 오후, 27일까지의 전체 로그자료를 분석하지 않고 절반의 자료만 분석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녹소연은 결국 ISP별 복구과정에 대한 조사를 의도적으로 배재하고 최초 원인인 웜에 모든 책임을 부가함으로써 ISP에 이번 대란의 면책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정보통신부 유영환 정보보호심의관은 "20일간 20여명의 전문가가 매달려 기술적으로 가능한 모든 부분에 검토한 문제인 만큼 재소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