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07
다른 기술 부문과 달리 64비트 컴퓨팅은 경쟁이 없었던 분야였다. 대부분의 64비트 시스템은 지금까지 독자적인 OS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널리 보급된 x86 시스템과 달리 64비트 시스템은 기업 컴퓨터 일부에만 적용돼왔으며 가격 또한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AMD가 이달 초 64비트 옵테론 프로세서를 출시함에 따라 64비트 컴퓨팅은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우선 64비트 컴퓨팅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게 됐다. 아이태니엄은 OS와는 무관하게 개발된 최초의 칩이다. 다른 칩들은 기업 편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 OS를 사용해야 한다. 인텔은 2001년 아이타니움을 선보이면서 시장의 즉각적인 호응을 예상했었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이 미미했었다. 이는 시장이 선택이라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이자 벤처 자본가인 지오프리 무어가 말했듯이, 경쟁이 없는 시장은 제대로 된 성장을 이룰 수 없다. 그러나 최근 AMD의 옵테론이 출시됨에 따라 경쟁의 조건들이 마련되고 있다. 인텔과 AMD는 OS와 프로세서를 분리시킴으로써 IT고객들에게 선택권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64비트 컴퓨팅에 대한 억압된 욕구를 풀어줄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몇몇 기업들은 이 새로운 칩을 도입하고 있으며, 일부는 향후 도입을 놓고 면밀한 분석 중에 있다. 최근 이반스 데이터가 전문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 중 53%가 64비트 방식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었으며, 64비트 플랫폼을 사용 또는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4비트 리눅스와의 호환성은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리눅스는 좀더 강력한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데 사용되고 있다. 한 CIO 전문지가 375명의 정보관련 중역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의 54%는 향후 5년 내에 공개 소스가 그들의 주력 서버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64비트 컴퓨팅 및 리눅스가 이렇게 빠르게 보편화된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정도가 지나면, 32 비트 서버, 어쩌면 32 비트 노트북까지도 구입하려는 이들이 없을 지도 모른다. 64비트 서버가 주력으로 완전히 자리잡을 것이며 그들 대부분이 리눅스를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IT 분야에는 다음과 같은 오랜 격언이 있다. 바로 사람들은 컴퓨터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지원 체제를 구입한다는 격언이다. 따라서 64비트 컴퓨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전까지 몇몇 주요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들은 여전히 사용될 것이다. 현재 중요한 IT 애플리케이션들은 모두 데이터베이스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 따라서 오라클이나 IBM 등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64비트 플랫폼을 위한 독자적인 데이터베이스 제품들을 개발해야 한다. 그들은 64비트 시장이 도래하기를 오랫동안 준비해왔기 때문에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4GB 이상의 메모리를 처리해야한다는 요구로 인해 데이터베이스는 다른 애플리케이션들보다 64비트 컴퓨팅의 장점을 더 많이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의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을 포팅해야 한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로는 ERP, CRM 및 기타 애플리케이션 제품군들이 있다. 현재 모든 64비트 서버 시스템들이 싱글, 통합형 리눅스 OS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포팅 절차는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또한 이미 유닉스 또는 리눅스를 사용해 인하우스 코드를 개발하는 IT 업체들에게도 도움을 줄 것이다. 그들이 나머지 컴퓨팅 인프라를 64비트로 전환하는 일은 큰 무리 없이 가능하다. 바야흐로 모든 기술자들이 애타게 기다려온 차세대 IT 서버 시대가 도래하는 것일까? 신새벽이 밝아오고 있다.